열사가 되어보자.

2010. 1. 15. 23:00



좀 독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정말 반쯤 미친듯한 광우병 "헤프닝"이 사라지고, 작년 초 용산참사가 벌어진 것으로 기억난다.

철거민이라는 사람들이 옥상에 올라가 시위를 하고 있었고,
신나를 병에 채워 화염병을 던지며 "적절한" 보상을 요구했다.
경찰은 신나가 있음에도 무리한 진압을 시도하다 경찰관 1명과 5명의 사망자를 내고
1년간의 관심과 무관심의 범주를 넘나들다 결국 이렇게 끝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열사"라는 단어를 아주 웃기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헤이그 특사로 우리나라의 암울했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갔다가 일본의 방해에
실패하고 할복하여 돌아가진 이준이라는 분을 자랑스럽게 열사라고 부른다.

불합리한 노동법을 바꾸고자 노동운동 조직을 만들고, 사업주 대표들과 협의를 벌이려고
시도를 하였으나 무위로 돌아가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근로기준법의 불합리함을
알린 전태일이라는 분을 우린 자랑스럽게 열사라 부른다.

이 두 분의 공통점은 사회를 바꾸기 위해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자신의 의지로 자기를 희생했다는 것에 있다.


그런데 용산의 경우를 보자.
이들은 애초에 자기를 희생할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이다.
화염병이나 잔뜩 만들어서 공권력인 경찰을 때려 눕히고자 건물을 점거했다는 것이다.

그럼 이쯤에서 다시 물어보자.
이들은 열사인가?

무엇보다도 우선 난 작금의 사태가 전문시위꾼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의 불합리함에 무작정 화염병 들고 올라가서 죽으면 열사가 되고, 1인당 7억이라는 보상금도 받게 된다는 선례
신나병만 들고 있으면 경찰이 쉽사리 접근하지 못한다는 학습
그런 작전중에 죽은 경찰은 열심히 화염병 던진 시위꾼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는 선례
노동운동에는 화염병만이 전부라는 학습


정부가 하고 있는 짓꺼리를 보면 답답하기 이를데 없는 것도 사실이다.
- 열심히 국토 파헤쳐...
- 아이티에는 국가적 지원이면서 안젤리나 졸리 부부(100만 달러)만큼 기부해...
- 반값 등록금은 개무시해
- 등록금 상환제는 산으로가
- 일자리는 점점 줄어
- 청년 취업률을 늘리기 위한 방법은 못 내

그런 와중에 그나마 잘한 것이
헌법과 질서를 강조하여 법이 무서운 줄 알게 한 것인데,
헌재는 국회끼리 알아서 하라는 헛소리나 해대지...
총리란 사람은 불법 시위한 사람한테 머리나 조아리지...

뭐 모르겠다...
불법 시위하다가 죽으면 열사되는 이 시대에 뭐가 정상인지...
불법 시위를 하게 만든 정부가 잘못이라고??
에끼~
그딴 소리로 불법 시위를 정당화하려고 하면 못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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